"고령층, 코로나백신 접종후 항체형성 젊은층보다 덜되고 지연"
독일 샤리테병원 연구팀, 70세 이상과 평균 34세 백신접종후 면역반응 비교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70세 이상 고령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젊은층보다 항체 형성이 덜되고 지연된다는 독일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베를린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 후에도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코로나19 백신접종 이후 70세 이상 고령층과 젊은층의 면역반응을 비교한 결과,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문지 '부상하는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 일반의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70세 이상 환자들과,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평균 34세인 샤리테 직원들의 혈액을 통해 면역반응을 비교분석한 결과, 고령층의 면역반응은 젊은층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차 접종을 마치고 3주 후 젊은층의 87%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지만, 고령층은 항체가 형성된 비율이 31%에 불과했다.
2차 접종 이후 한 달 후에는 젊은층의 99%가 혈액에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령층에서는 항체 보유비율이 91%에 그쳤다.
게다가 고령층에서는 항체 형성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세포를 파괴해 면역기능을 하는 T세포 회신도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라이프 에릭 잔더 교수는 "고령층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면역반응이 뚜렷이 지연되고, 젊은층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층 일부에서는 백신접종 이후 면역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젊은층보다 코로나19 돌파감염에 더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접종 이후 70세 이상에서 10명 중 1명이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데, 현재로서는 개별적으로 항체 형성 수준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요양원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직원이나 방문자들이 보건수칙을 지키고 진단검사를 하는 한편, 백신접종을 서둘러 받는 게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고령층의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 접종)도 검토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지난 2월 베를린의 한 요양원에서는 거주자 20명과 직원 11명이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알파'에 집단 감염됐다. 거주자들은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4명은 중증으로 악화해 입원했고, 나머지 백신 접종을 받은 16명의 거주자 중에는 3분의 1만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백신접종자 중에서도 2명은 입원치료를 받은 뒤 사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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