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인대 '미국 등 서방제재에 반격' 근거법안 통과(종합)

입력 2021-06-11 01:15
中전인대 '미국 등 서방제재에 반격' 근거법안 통과(종합)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최고 입법기구가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대해 보복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1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회의를 열고 '반(反) 외국 제재법' 등을 표결 처리했다고 관영매체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이 법은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부품 수입을 제한하고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를 이유로 이 지역 면화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데 대한 대응 조치 성격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반외국 제재법에는 중국이 서방 제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대응조치와 관련해 "중국 기업이나 관리들을 상대로 한 외국의 제재에 충실한 개인과 기업에 대해 비자 발급 거부, 입국 거부, 추방, 자산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미국을 겨냥해 사실상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 관련 규정을 발표했고 지난 1월 '부당한' 외국 제재에 따르지 않도록 하는 상무부령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에 법적 기반까지 마련한 것이다.

이 법은 외국의 제재·간섭 및 확대관할권에 반대하는 법률적 '도구상자'이며, 외국의 차별적인 조치에 반격하기 위한 법적 보장을 제공한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위원회 대변인은 최근 입법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부 서방국가가 정치적 필요와 이데올로기 편견에 따라 신장·홍콩 문제 등에서 중국을 음해하고 압박했다면서,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반 외국 제재법을 이용해 자국 기업에는 서방 제재를 따르지 않도록 강제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에는 중국이 제재하는 단체와 관계 맺지 말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이 서방 제재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 등 서방과 문제가 생기고 제재를 이행할 경우 중국의 압력을 받는 등 진퇴양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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