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평화의 소녀상' 전시 행사, 우익 방해에 장소 변경
전시장 주변서 가두선전 차량·확성기 등 동원해 방해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도쿄(東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도쿄' 개최를 일본 우익 세력이 집요하게 방해해 결국 전시장을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실행위원회는 이달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열흘 동안 도쿄 신주쿠(新宿)구에 있는 전시 시설 세션하우스가든에서 평화의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표현의 부자유전·도쿄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실행위 측은 이날 오후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장인 갤러리(세션하우스가든)에 대한 방해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우익 인사들은 전시장 주변에서 가두선전 차량과 확성기 등을 동원해 행사 준비를 방해해 세션하우스가든 측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행사 주최 측은 전시장을 변경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전시 기간은 현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소녀상은 2019년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출품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일본 우익세력의 협박과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주최 측과 예술가 등이 전시 중단에 항의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끝에 전시를 재개했으나 기간이 매우 짧아 관람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번 표현의 부자유·도쿄전에는 소녀상 외 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 때 선보였다가 우익 세력 등의 반발을 산 작품 '원근(遠近)을 껴안고'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가 안세홍의 작품도 선보인다.
원근을 껴안고에는 일왕이었던 히로히토(裕仁·1901∼1989)의 모습을 담은 실크스크린 작품이 불타는 장면이 담겨 있다.
주최 측은 우익 세력의 방해에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이번 표현의 부자유전·도쿄를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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