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빨리 맞으려 태국서 오토바이 택시기사 복장…VIP 새치기도
태국 네티즌들 "돈많은 '하이소'가 빌렸을 것"…"우린 3시간, VIP는 바로 접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지난 7일부터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백신을 빨리 맞기 위한 각종 편법이 발각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10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콕 시내 주요 접종소 중 하나인 방수역에 오토바이 택시 기사 복장을 한 일단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오렌지색에 숫자가 쓰여 있는 조끼를 입은 이들은 그러나 접종소 관계자들에 의해 오토바이 택시 기사가 아니라는 점이 들통나면서 백신을 맞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많은 손님을 접하는 오토바이 택시 기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군에 속해 미리 접수하지 않고서도 접종소를 방문하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려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하이 소'(부유층을 이르는 태국식 표현)들이 백신을 빨리 맞기 위해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로부터 그들의 조끼를 빌려 입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사건 이후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맞으려고 오토바이 택시 기사 복장을 하고 속이는 경우가 발각되면 부자건 아니건 간에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 현지 SNS에서는 이른바 힘 있고 권력 있는 VIP들이 백신 접종 '새치기'를 하고 있다는 고발 영상도 올라오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영상을 올린 한 네티즌은 "많은 VIP가 백신을 맞으러 나타났다. 시민들은 3시간을 기다려도 아직 차례가 오지 않고 있는데, 이들은 'VIP용 표'를 받은 뒤 금세 백신을 맞고 가버린다"고 꼬집었다.
다른 영상에서는 많은 시민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몇 명이 별도 계단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에 시민들이 야유조로 손뼉을 치면서 '슈퍼 VIP'라고 비꼬는 모습도 나타나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방콕의 대표적 슬럼가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 때문에 백신 접종 쿠폰이 배부된 클렁떠이 지역의 주민들이 3천밧(약 11만원)을 받고 외국인들에게 쿠폰을 판 일도 있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아누띤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부장관은 "백신은 충분히 있고 모든 사람이 맞을 수 있으니, 이런 부정행위를 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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