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야권 대권주자 4명째 체포…오르테가 5선 길 닦기?(종합)
미국 "오르테가가 독재자라는 확신 굳히게 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오는 11월 니카라과 대통령 선거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현 대통령에 맞서려던 야권 대선주자 4명이 일주일 사이 줄줄이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야당 대선 예비후보인 펠렉스 마라디아가가 이날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던 길에 경찰에 체포됐다.
니카라과 사법당국은 그가 "국가와 독립과 주권, 자결권을 약화하고 외국의 내정 간섭을 부추긴" 행위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대선 예비후보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 역시 비슷한 혐의로 체포됐다.
오르테가 정권의 야권 인사 잡아들이기는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2일 현지 최대 일간 라프렌사의 부회장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가 돈세탁 등의 혐의로 가택연금을 당했다.
차모로는 지난 1990년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을 꺾고 당선된 니카라과 유일 여성 대통령 비올레타 차모로의 딸이며, 이날 체포된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와는 사촌 사이다.
이어 5일에는 보수 야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아르투로 크루스 세케이라 전 주미 니카라과 대사가 "니카라과 사회와 국민의 인권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모두 오는 11월 7일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에 맞설 계획이었다.
75세의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한다.
1979년 좌익단체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고 친미 정권을 축출한 후 사실상 니카라과 수반 역할을 했던 오르테가는 1984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90년 재선 실패 후 두 차례 대선에서 더 낙선했다가 2006년 대선 승리로 재집권해 지금까지 연임하고 있다.
이번에 5선에 성공해 임기를 2027년까지로 한 차례 더 연장하면 1979∼1985년 기간을 포함해 총 30년 넘게 장기집권하는 것이 된다.
이날 줄리 정 미국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대행은 트위터에 "마라디아가의 임의 체포는 오르테가를 독재자로 칭하는 데 대한 남은 의구심마저 모두 해소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그를 그렇게(독재자로)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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