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돈, FBI가 찾아왔다

입력 2021-06-08 05:47
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돈, FBI가 찾아왔다

49억원 중 25억원 어치 비트코인 회수…WP "몸값 회수는 처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당한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거액 중 절반 이상을 미 당국이 회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세력에 내준 '몸값' 중 230만 달러(한화 25억원)에 달하는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이 내줬다고 밝힌 440만 달러(49억원) 어치 가상화폐 중 절반 이상을 되찾아온 것이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보복했다"며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과 다른 사이버공격으로 치르는 대가가 커지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무부가 그런 식으로 지급된 돈을 되찾아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회수 작전은 연방수사국(FBI)이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콜로니얼이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도 그 전에 FBI에 연락, 지급된 금액의 추적을 돕기 위한 지침을 받고 이행했다는 것이다.

앞서 콜로니얼 최고경영자인 조지프 블런트는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40만달러 지급을 자신이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논란이 많은 결정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올바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7일 동부 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세계 최대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를 해킹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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