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개표 막판까지 초박빙…후지모리가 1%P 미만 우세(종합2보)
개표 91% 상황에서 후지모리 50.22% vs 카스티요 49.78%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대통령 선거가 개표 막판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페루 선거관리당국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율이 91%를 넘긴 현재 우파 민중권력당의 게이코 후지모리(46)가 50.22%, 좌파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51)가 49.78%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페루 첫 '부녀 대통령'에 도전하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후지모리가 0.44%포인트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도시 표 위주로 집계됐던 개표 초반엔 후지모리가 6%포인트 가까이 앞섰다가 개표 후반 농촌 표가 추가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후지모리의 지지층은 주로 도시에, 카스티요 지지층은 농촌에 집중돼 있다.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도 초박빙이었다.
투표 종료 후 페루 아메리카TV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선 후지모리와 카스티요의 득표율이 각각 50.3%, 49.7%였다.
개표 초반 입소스가 표본 개표를 통해 예측한 신속 개표 결과에선 카스티요가 50.2%로 후지모리(49.8%)에게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4월 1차 투표에선 카스티요가 18.9%, 후지모리가 13.4%의 득표율로 각각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작은 표차로 당락이 엇갈릴 경우 최종 당선 발표까지 수일이 걸릴 수도 있다.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1990∼2000년 집권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부모의 이혼 후 19세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인권 범죄 등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독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딸 후지모리도 부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앞선 2011년과 2016년 대선에도 출마해 결선에 진출했으며, 두 번 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페루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부녀 대통령이 된다.
그에 맞서는 급진 좌파 성향의 카스티요는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대선 초반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1차 투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페루의 극심한 정치 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 결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과 극 후보 간의 맞대결이었다.
카스티요와 후지모리는 급진 좌파 대 보수 우파, 사회주의 대 신자유주의, 아웃사이더 대 기성 정치인, 반(反)후지모리주의 대 반공산주의의 구도를 형성하며 접전을 벌였다.
이번 대선 최종 승리자는 오는 7월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현 임시 대통령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5년간 집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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