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 대통령 도전' 페루 후지모리, 결선 개표 중반 우세(종합)
개표 60% 상황에서 우파 후지모리 52.4% vs 좌파 카스티요 47.6%
후지모리 지지층 주로 도시…카스티요는 농촌으로 결과 예단 어려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첫 '부녀 대통령'에 도전하는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46)가 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 중반 좌파 후보에 앞서고 있다.
페루 선거관리당국에 따르면 개표율 60%를 넘긴 7일 새벽 현재 민중권력당의 후지모리가 52.4%,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51)는 47.6%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인 후지모리 후보가 5%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선거당국은 "개표센터에서 가까운 도시 지역 투표소 결과부터 집계됐다"고 밝혔다.
후지모리의 지지층은 주로 도시에, 카스티요 지지층은 농촌 지역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아직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실제로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초박빙이었다.
투표 종료 후 페루 아메리카TV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선 후지모리와 카스티요의 득표율이 각각 50.3%, 49.7%였다.
그러나 입소스가 표본 개표를 통해 예측한 신속개표 결과에선 카스티요가 50.2%로 후지모리(49.8%)에게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 4월 1차 투표에선 카스티요가 18.9%, 후지모리가 13.4%의 득표율로 각각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민중권력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1990∼2000년 집권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부모의 이혼 후 19세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인권 범죄 등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독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딸 후지모리도 부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앞선 2011년과 2016년 대선에도 출마해 결선에 진출했으며, 두 번 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페루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부녀 대통령이 된다.
그에 맞서는 급진 좌파 성향의 카스티요는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대선 초반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1차 투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페루의 극심한 정치 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 결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과 극 후보 간의 맞대결이었다.
카스티요와 후지모리는 급진 좌파 대 보수 우파, 사회주의 대 신자유주의, 아웃사이더 대 기성 정치인, 반(反)후지모리주의 대 반공산주의의 구도를 형성하며 접전을 벌였다.
이번 대선 최종 승리자는 오는 7월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현 임시 대통령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5년간 집권하게 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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