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아메리카 개최 논란 확산…브라질 정치권으로도 불똥

입력 2021-06-07 08:37
코파아메리카 개최 논란 확산…브라질 정치권으로도 불똥

코로나 국정조사위원, 선수들에 불참 촉구…대통령 장남은 참여 주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남미 축구 국가대항전인 '2021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 개최에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도 공방에 가세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인 헤난 칼례이루스 의원은 이날 대표팀 선수와 기술위원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대회 불참을 촉구했다.

국정조사를 주도하는 보고위원을 맡은 칼례이루스 의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칼례이루스 의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축구 대표팀은 브라질의 자부심"이라면서 "대표팀이 코파아메리카에 참가해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생명을 위해 대회에 불참하면 더 큰 업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브라질축구협회의 상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표팀 선수들과 기술위원회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서 "코로나19 3차 확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코파아메리카를 개최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칼례이루스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플라비우 의원은 "브라질은 모든 안전 조치를 동원해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대표팀 선수들에게 대회 참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 선수들의 행동이 국민들을 격려할 수 있는 만큼 자기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적 이유로 브라질이 코파아메리카를 보이콧하는 상황을 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은 코파아메리카 개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오는 8일 벌어지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 파라과이와 경기 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치치 감독도 코파아메리카 개최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코파아메리카는 오는 13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리며, 남미 10개국이 2개 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다.

남미축구연맹은 수도 브라질리아와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시, 중서부 쿠이아바시, 중서부 고이아니아시 등 브라질 4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브라질축구협회는 모든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되 결승전만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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