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새 연정은 사기"…차기 예약 베네트 "이제 놔달라"(종합)
새 연정 참여 우파 정당 겨냥…"너무 늦지 않았으니 반대표 던지라"
베네트 대표 "이스라엘 군주국 아냐…당신 없이도 우익으로 갈 것"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실권 위기에 몰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와 좌·우, 아랍계 등 8개 정당이 추진 중인 새 연립정부 구성을 최대의 선거 사기라고 비판했다.
새 연정에 참여해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나프탈리 베네트(49) 야미나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반박하며 조심스럽게 포기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주도하는 우파 정당 리쿠드당 정파 모임에서 "새 정부가 구성된다면, 이는 대중의 뜻에 반하는 사기다. 역사상 최대의 선거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파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도 '네타냐후 반대'라는 목표를 위해 중도, 좌파, 아랍계 정당과 손을 잡은 일부 우파 정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위험한 좌파 정부는 정착촌 건설을 막고, 우리에게 최대 위협이 될 미국의 이란 핵 합의 복귀에 저항하지 못할 것"이라며, "시간이 너무 늦지 않았으니 새 연정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새 연정이 '가자지구 테러 조직'(하마스를 지칭)에 체계적인 대응을 못 하고 '헤이그 재판소의 결정'에 맞서 싸울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3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전쟁범죄 조사 개시를 정식 통보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정책, 2018년 팔레스타인 주민의 '위대한 귀향 행진' 시위 진압, 2014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조사 대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최근 야권 연정에 참여한 우파 의원들이 지지 철회 압박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모든 선동과 폭력을 규탄한다. 우리를 향해서도 엄청난 선동이 이뤄진다"며 "오랜 기간 나와 내 가족, 아내를 살해하라는 끔찍한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어 "단, 우파의 비판은 선동이 되고 좌파의 비판은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덧붙였다.
새 연정에 참여해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베네트 대표는 몇시간 만에 네타냐후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며칠 후면 우리는 정부를 출범시킨다. (새 연정 출범은) 재앙이 되거나 참사가 되지 않을 것이며, 평범하고 정상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네트는 이어 "이스라엘은 군주제 국가가 아니다. 새 연정은 시험을 견딜 것이며, 선한 마음과 열망이 있다"며 "이제 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놓아달라"고 저항에 나선 네타냐후 총리를 직접 겨냥했다.
또 그는 "당신(네타냐후)이 총리직을 맡지 않아도 국민은 정부를 위해 투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정부는 지금보다 10도는 더 우익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네타냐후 연정에는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17석)와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의 노동당(7석)이 참여했다.
또,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극우 성향의 야미나(7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도 합류했다.
이들 8개 정당의 의석은 62석이지만, 야미나 의원 7명 가운데 6명만 참여 의사를 밝혀 전체 연정 지지 의원 수는 61명이다.
1명이라도 이탈자가 나오면 반네타냐후 연정은 성사되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야미나 소속 의원인 니르 오르바흐가 연정 지지 여부를 놓고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그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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