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프로포폴 약식 기소에 삼성측 "아쉽지만 다행"

입력 2021-06-04 19:25
이재용 부회장 프로포폴 약식 기소에 삼성측 "아쉽지만 다행"

기소 시 재판 부담 덜어…8·15 사면 논의도 본격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 프로포폴 사건에 대해 약식 기소를 결정하면서 삼성측은 "아쉽지만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약식 기소 역시 죄를 인정한 처벌이어서 이재용 부회장측의 전면 무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약식 기소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측은 사실상 정식재판을 청구할 의사가 없는 만큼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변호인측은 이날 "(프로포폴 투약은) 병원에서 치료받는 과정에서 전문가인 의사의 의료상 처치에 따른 것이었다"며 "향후 대응은 신중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부당합병·회계 부정 혐의 재판 외에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까지 걸려 있어 사법리스크가 가중한 상황이었다.

특히 국정농단이나 회계부정 의혹과 달리 프로포폴은 부적절한 개인 비리여서 기소시 재판을 통해 공개적으로 시비를 가려야 하고, 사회적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 때문에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가 잇따르고, 사면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 속에서 만약 검찰이 정식 기소를 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사면도 동시에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검찰이 약식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측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리하게 기소하지 않고 약식 기소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재계는 현재 이 부회장이 현재 부당합병·회계 부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큰 부담이던 프로포폴 논란이 해결되면서 앞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치하를 겸한 오찬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직접 건의했다.

또 3일에는 김부겸 총리와 5대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손경식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등이 "반도체 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했다.

부정적이던 청와대와 정치권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4대 그룹 총수의 건의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 "고충을 이해한다"면서 거부 의사가 강했던 연초와 다르게 사면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간 반대 의견이 다수였던 여당에서도 3일 당 고위 관계자가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히는 등 일부 긍정 기류가 엿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이재용 부회장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와 여당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사면이 아닌 가석방 형태로 절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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