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부활'…코스피 최고치 눈앞

입력 2021-06-03 17:15
수정 2021-06-03 22:00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부활'…코스피 최고치 눈앞

나흘째 종가 3,200선 상회…반도체주에 외국인 매수 몰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김아람 박원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선전에 힘입어 코스피가 3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연초 상승장을 주도하다가 다소 주춤했던 반도체 대형주가 다시 상승세를 탄 만큼 코스피가 이제 박스권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릴지 관심이 쏠린다.

◇ 기관·외국인 '쌍끌이' 매수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20포인트(0.72%) 오른 3,247.43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까지 3,250선을 웃돌아 지난달 10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249.30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마감 직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장중 한때 3,258.50까지 올라 역대 장중 신고가 3,266.23에는 불과 7.73포인트 차로 다가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천489억원, 2천373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연기금의 적극적인 매수가 한몫했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1천84억원으로 지난 3월 15일(1천105억원) 이후 최대였다.

지난달 11일부터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지난달 말부터 순매수 기조로 전환하기 시작한 외국인도 상승장에 힘을 실었다.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 행렬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특히 지난달 31일부터는 4거래일 연속 종가가 3,200선을 웃돌았다. 지난 1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3,200선을 돌파한 이후 가장 오랜 기간 3,200선을 유지한 것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5월에 외국인이 '역대급' 매도를 했는데 이에 대해 되돌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오르고 한국 수출 데이터도 잘 나와 시장에 안도감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끈 상승장

경제 정상화 기대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지난달 중순부터 8만원 안팎에서 등락하던 삼성전자는 이날 2.35% 오른 8만2천8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38% 오른 12만9천5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최근 반도체 수급 불안 등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코스피도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움직였다.

그러다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두 종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자 지수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 매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 금액은 각각 4천340억원, 81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위와 2위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은 4월 산업생산 지표와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며 "한편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강화를 확인하고,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발표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를 통해 공급 부족 악재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으며 그 영향력이 점차 약화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낙관적 시각은 주식시장을 짓누른 금리 급등세와 조기 긴축 우려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기업 실적 전망이 밝은 대목을 중시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여러 걱정이 있으나 통화정책은 완만하게 긴축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 속도를 따라 올해 하반기에 내수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이익이 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파른 폭은 아니어도 기업 이익 증가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도 삼성전자가 지수 상승을 이끈 만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라는 시각도 나온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그간 반도체 업종이 약세를 보인 이유가 공급 부족 우려인데 선반영됐다고 볼 수 있고, 공급 부족이 오히려 많은 수요 때문이라면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강하게 들어오면 지수 상승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이런 흐름이 유지되면 향후 지수 흐름도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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