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 기념관 문닫아…당국 "무면허 운영"

입력 2021-06-02 12:25
홍콩 톈안먼 추모 기념관 문닫아…당국 "무면허 운영"

재개관 사흘 만에 운영 중단…"당국이 고발 위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집회가 2년 연속 불허된 가운데, 추모 기념관도 당국의 단속에 운영을 중단했다.

2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6·4 톈안먼 추모 기념관을 운영하는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추후 고지가 있을 때까지 기념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으로 자문하고 스태프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련회는 지난달 30일 재개장한 이후 사흘간 550명이 방문한 것에 감사한다면서, 시민들은 각자 안전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톈안먼 탄압을 추모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레저문화사무처 관리들이 기념관을 방문해 "공공오락장소조례에 의거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무면허 운영"이라고 경고했다.

무면허 운영의 경우 2만5천 홍콩달러(약 357만원) 이하의 벌금과 6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기념관은 2014년부터 상설 운영돼왔으며 당국이 현장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련회의 초우항텅 부주석은 이날 연합뉴스에 "어제 오후 2시께 관리들이 기념관에 왔다"면서 "현재로서는 기념관 운영에 영향은 없지만 그들은 기념관을 고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명보는 레저문화사무처가 기념관 운영을 중단시키거나 전시를 금지할 것이냐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년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톈안먼 추모 촛불집회를 주최해왔다.

그러나 당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31년 만에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불허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지련회는 촛불집회가 불허되자 기념관 한켠에 희생자를 위해 헌화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또 평소 오후 6시까지인 운영 시간을 6월 4일에는 밤 10시까지로 늘려 시민들이 늦게까지 기념관에서 추모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친중 진영에서는 지련회의 '일당 독재 종식' 강령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련회의 주석과 부주석 1명은 2019년 반정부 시위 참여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이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 인근에 시위 진압 경찰 3천명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경찰이 몽콕에 있는 톈안먼 추모 기념관 인근에도 경찰 배치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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