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합숙·교류 취소한 일본 지자체 105개…보름 새 2배로
코로나 우려해 포기…호주 소프트볼팀 입국·방역 대책 변경 가능성
선수단 수용한 지자체 "선수들 쇼핑 허용 방안 검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외국 선수단 1호인 여자소프트볼 호주 대표팀이 일본에 입국한 가운데 대회를 향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일본 측은 호주 팀의 입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재료로 삼으려 하고 있으나 각국 선수가 대거 입국하는 경우 여러 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를 보면 전날 일본 수도권 관문인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호주 대표팀의 동선은 공항 검역, 입국 심사 등 절차에서 다른 승객과 동일했다.
선수단은 일반 승객 10명이 먼저 항공기를 떠난 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등 주의를 기울였으나 이후 상황에서는 철저한 격리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날 도착한 호주팀은 선수와 스태프 등 29명에 불과했으나 대회 개막이 임박해 각국 대표팀의 입국이 이어지면 공항에서 입국자와 일반인이 근거리에서 접촉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입국하는 선수나 관계자가 약 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당국은 선수들이 사전에 등록한 공항, 숙소, 연습·경기장 이외의 장소로는 이동하지 않도록 동선을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여러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엿보인다.
실제로 호주 소프트볼팀에 숙소를 제공한 지자체인 군마(群馬)현 오타(太田)의 시미즈 마사요시(淸水聖義) 시장은 선수들이 원하면 쇼핑을 하러 갈 수 있도록 동선을 확대하는 방안을 1일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시미즈 시장은 "(일반인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을 연장해서 시민이 장을 보러 오기 전에 (쇼핑을) 마치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외국 선수단에 합숙 훈련 장소를 제공하거나 교류 행사를 하려던 지방자치단체가 감염 확산을 우려해 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계획을 취소한 지자체가 이날 기준 105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4일에는 45개 지자체가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는데 보름여 사이에 2배 넘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취소한 사례가 많으며 앞으로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연동된 행사 계획을 포기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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