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전자 "정부 무료 백신 접종 개시"…협력사 '갸우뚱'(종합)

입력 2021-06-02 13:04
베트남 삼성전자 "정부 무료 백신 접종 개시"…협력사 '갸우뚱'(종합)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계열사 3곳 1만5천명…"협력업체도 할당"

현지 협력사들 어리둥절…"최근 백신 구매하라는 공문 받아"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일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박닌성 휴대폰 공장 등이 현지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부터 박닌성 소재 삼성전자 계열사 3곳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됐다.

이번 접종 대상은 삼성전자 박닌성 휴대폰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3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1만5천명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은 직원 수가 2만여명, 삼성디스플레이는 3만5천여명, 삼성SDI는 2천400명에 달한다.

삼성전자측은 박닌성에서 기업별로 백신량을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한국 협력업체들도 인원수에 비례해 백신을 제공받았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선 생산라인의 현지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면서 "한국인 주재원들로부터도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신 구매 여부와 관련해서는 "중앙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을 직원들에게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 박닌성 휴대폰 공장은 지난달 11일 현지인 직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이들 직원이 소속된 생산시설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밤새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제반 비용을 전액 부담한 바 있다.

한편 현지 협력사들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백신을 무료로 제공받았다는 삼성전자 측 설명과 관련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박닌성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최근 박닌성 당국에서 백신을 구매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는데 갑자기 정부에서 제공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하니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면서 "협력사에도 백신이 할당됐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공문에는 회사가 돈을 먼저 내면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베트남 중앙정부는 최근 민간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백신 구매 펀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총 1억5천만 회분의 백신을 마련하기 위해 11억달러(1조 2천317억원) 규모의 재원을 배정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회분 공급가는 3~4달러 선이며 국가별로 계약 내용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회분 당 2.19달러에 공급되는데 한국 공급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병(바이알)에 대략 10회분 용량이 들어있고 2차례 맞도록 돼있다.

한편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4차 지역감염으로 인해 지금까지 확진자 4천549명이 나왔다.

한국 기업들의 공장이 몰려있는 박장성에서만 2천424명이 나왔으며,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과 다수의 협력사들이 있는 박닌성에서는 879명이 감염됐다.

수도 하노이에서는 확진자 416명이 나왔고, 호찌민은 22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250명에 달했고 이날 오전 현재 5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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