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시진핑 "중국이 국제 여론 주도해야"
공산당 정치국 학습서 '중국 이미지·국력 알리기'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를 만들어 친화적인 중국 이미지를 알리고 국제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일 중국정부망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30차 집단 학습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국력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업무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시진핑 주석은 "새로운 정세 속에 국제적으로 전파 능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중국의 종합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으며 개혁 발전에 유리한 외부 언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이 전통적으로 대외 전파 업무를 중시해왔다면서 "우리는 내부 선전 체제를 정비하고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를 만들어 중화 문화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특색의 전략적 전파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인 전파 영향력, 중국 문화의 호소력, 중국의 친화력, 중국어의 설득력, 국제 여론의 선도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에 대한 선전을 강화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장점과 중국의 정신과 가치를 국제적으로 전파하고 중화 문화가 더 많이 퍼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전 세계에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널리 알리고 겸손하면서도 신뢰감이 들며 존경스러운 중국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반만년의 중화 문명에 입각해 중국의 발전관 등을 전면적으로 보여주고 다자주의를 주창하며 일방주의를 배격해서 공정한 국제 질서를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날 발언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뉴욕타임스나 CNN 등 미국 매체들이 전 세계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8년 주요 관영 매체들을 통합해 세계 각국에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중국의 소리' 방송을 출범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소리'는 중국중앙(CC)TV,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 중국국제방송(CRI)이 통합된 조직이며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직접 관장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당 간부들에게 "나라가 약하면 굴욕을 맛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비난을 받게 된다"고 말하는 등 중국의 주체적인 사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신념을 평소 설파해 왔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