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통 분담' 말레이시아 공무원 80만명 수당 공제
장·차관은 석 달 급여 전액 '코로나19 기금'에 보태기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코로나 폭증으로 2차 전국 봉쇄령이 발령된 말레이시아의 공무원 80만명이 석 달간 수당을 깎아 '코로나19 특별기금'에 보태기로 했다.
1일 말레이시아 정부는 29급 이상 공무원 80만명이 석 달간 판공비와 고정 수당을 급수에 따라 일정 비율씩 공제한 뒤 '코로나19 특별기금'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특별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받은 빈곤층 구제 등에 쓰기 위해 작년 3월 11일 출범했다.
무히딘 야신 총리와 장·차관들은 작년 3월과 4월 두 달 치 월급을 기금으로 내놓았고, 이번에도 2차 전국 봉쇄령 발령과 함께 6∼8월 석 달 치 월급을 보태기로 했다.
공무원들도 석 달 동안 급수에 따라 판공비·수당에서 50%, 20%, 10%, 5% 등 일정 비율 금액을 공제해 기금에 쾌척한다.
이렇게 공무원들이 석 달간 내놓는 금액은 총 3천만 링깃(8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기금에 보태는 것은 코로나 고통 분담 차원"이라며 "모든 공무원은 어려운 시기에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최선의 헌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작년 3월 초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모스크에서 열린 이슬람교 부흥 집회에서 집단 감염사건이 발생한 뒤 같은 달 18일부터 엄격한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생필품 구매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아예 못 하도록 막았다.
현지 정부는 두 달간의 엄격한 봉쇄조치 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줄자 같은 해 5월부터 관련 규정을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작년 가을 '2차 파동' 등 일일 확진자 수가 늘고, 줄고를 반복하다가 지난달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불과 5월 한 달 동안 확진자는 15만명, 사망자는 1천100여명이 급증했다.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9천20명을 찍은 뒤 30일 6천999명, 31일 6천824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날 또 7천105명이 늘면서 누적 57만9천462명을 기록했다.
인구 5천182만명 한국의 누적 확진자가 14만799명인데 비해 말레이시아는 인구가 3천277만명으로 훨씬 적음에도 확진자 수는 4배가 넘는다.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5월 중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종료를 축하하는 최대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를 보내면서, 친인척·이웃 간 접촉이 늘어나면서 수 십 건의 집단감염 클러스터(무리)가 생겨났다.
확진자가 최근 한 달 새 갑자기 늘어나면서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자 무히딘 총리는 이달 1일부터 2주간 전국에 전면 봉쇄령을 발표했다.
필수적인 경제·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모든 기업 활동과 사회 활동이 중단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재무장관이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6%를 기록한 뒤 올해 6∼7% 성장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2차 전면 봉쇄로 전망치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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