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불법벌목 '물주'"…태평양 지역 숲 다 망가진다

입력 2021-06-01 11:25
수정 2021-06-01 11:34
"중국은 불법벌목 '물주'"…태평양 지역 숲 다 망가진다

파푸아·솔로몬·통가 등 수출목재 싹쓸이

"중국 불법목재 금지법 있으나마나"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중국이 불법 벌목으로 생산된 목재를 계속 수입하면서 태평양 국가들의 숲이 파괴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중국이 태평양 국가들로부터 불법 목재를 대규모로 구매한다고 보도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따르면 세계 목재 거래에서 불법으로 잘라진 나무는 15∼3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중국이 세계적으로 불법 목재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라고 지적한다.

비정부기구(NGO) '글로벌 위트니스'가 2년 동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남태평양 국가인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통가, 바누아투가 수출하는 목재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송된다.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불법으로 벌목된 나무들은 대형 화물선에 실려 공해를 거쳐 중국으로 옮겨진 뒤 공장에서 가공작업을 거친다.

파푸아뉴기니의 2019년 목재 수출액은 6억2천만 달러(약 6천870억원)가 넘는데 이들 목재의 상당수는 불법으로 규정된 토지 임대나 농업 임대차를 통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많은 중국 기업은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합법적으로 목재를 수입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한 대형 목재회사 관리자인 주웨이용은 가디언에 "우리는 보통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제도에 있는 말레이시아인들로부터 목재를 구매한다"며 "우리가 수입하는 것은 모두 합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벌목과 관련해서는 "그들(말레이시아인들)이 벌채 허가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수입하는 목재는 저장성 난쉰 등의 공장에서 가공된 뒤 대부분 국내에서 제품 제조나 건설용 등으로 쓰이고 일부 목재는 미국, 호주 등 외국으로 수출돼왔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파푸아뉴기니에서 불법으로 잘린 것으로 보이는 목재를 미국에 수출하는 7개 기업을 파악하고 일부 미국 기업들에 연락해 불법으로 벌목된 목재가 사용됐을 위험성을 지적했다.

'홈 레전드' 등의 미국 업체는 파푸아뉴기니나 솔로몬제도에서 벌목된 나무가 쓰인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는 불법 목재의 수입을 막기가 어렵다고 글로벌 위트니스는 우려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19년 불법 벌목이나 산림 파괴와 관련된 목재의 구매, 수송 등을 금지하는 개정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중국 내 목재 공급업자와 도·소매업자 사이에 이 법률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고 불법 목재에 대한 수입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법률을 제대로 시행하면 불법 목재 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할수 있다며 중국 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선임연구원인 앨리슨 호어는 중국의 불법 목재 관련법에 대해 "효과적 시행을 보장하는 것은 정치적 지원의 수준에 달렸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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