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나와 관계 좋았는데 바이든에겐 적대적"
보수매체 인터뷰서 "김정은과 협상타결 했었을 수도"
"이스라엘 겪은 일, 최악 부정의"…현 미국 정부 비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본인이 재임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았지만, 조 바이든 현 행정부에는 김 위원장이 매우 적대적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 보수매체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형성했고 4년간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면서 "우리의 관계는 엄청 강해서 협상 타결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그는 바이든 정부에 매우 적대적이고, 바이든에게 매우 고약한 말들을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위원장과 개인적인 관계를 토대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점을 내세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북미 정상이 전면에 나서는 톱다운식 북핵 해법을 지양하고 실무 협상을 중시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뿐 아니라 이민, 외교, 치안정책 등을 겨냥해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현 정부의 느슨한 이민정책 때문에 범죄자들이 미국에 몰려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가 재임할 때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을 갖고 있었다"면서 "마약 밀수와 인신매매도 거의 사라진 상태였는데, 지금은 외국의 죄수들, 살인자들, 마약중독자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선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일은 최악의 부정의(不正義·injustice)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10∼12년 전에는 미 의회가 이스라엘을 보호했지만 지금 하원은 이스라엘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을 위해 나만큼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 이후 미국 내 진보 진영에선 정부의 대(對)이스라엘 군사 지원에 일부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이들은 미국의 전통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확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대권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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