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이스탄불 운하' 기초공사 6월 말 시작"
"이스탄불의 아름다움과 전략적 중요성 증가"
야권에서는 수자원 및 자연 훼손 등 이유로 반대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스탄불 운하' 건설을 6월 말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TV 신호탑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스탄불 운하 강행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스탄불 운하의 오른쪽과 왼쪽에 2개의 도시를 건설할 것이며, 이들 도시로 인해 이스탄불의 아름다움과 전략적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터키는 지난 3월 사업 계획을 승인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여름께 기초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탄불 운하는 마르마라해와 흑해 사이에 총연장 45㎞, 폭 400m 규모로 인공 수로를 만드는 대역사로, 완성되면 현재의 자연적인 바닷길인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서쪽으로 30∼40㎞ 떨어진 곳에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진다.
이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인 이스탄불 신공항과 함께 '메가 프로젝트'로 불리며, 터키 건설업계에서는 이스탄불 운하 사업의 규모를 약 160억 달러(약 18조원)로 추산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8년 5월 국빈 방한에서 한국 건설업체에도 이스탄불 운하 건설 사업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터키 정부는 이스탄불 운하 건설이 보스포루스 해협의 운송난을 해결하고 사고를 줄일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운하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침체 등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를 찍은 가운데 이 같은 운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운하 건설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면 2023년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고 외화보유고가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운하 건설에 야권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자 중 한 명인 에크렘 이마모울루 이스탄불 시장은 운하 건설이 이스탄불 수자원을 황폐화하고 자연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할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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