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육기업들, 사교육시장 규제 움직임에 IPO 서둘러

입력 2021-05-31 11:03
중국 교육기업들, 사교육시장 규제 움직임에 IPO 서둘러

중국 사교육 시장 급팽창…온라인 시장 연평균 95% 성장

시진핑 '사교육비 완화' 언급 후 사교육 기업 규제 강화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이 사교육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의 주요 사교육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과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놓겠다는 계산이다.

3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사교육 기업인 '장먼 교육'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5억 달러(약 5천57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치원생과 초ㆍ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에 특화된 기업이다.

또 '남중국 직업교육 그룹'은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1억 달러(약 1천115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IPO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이 기업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사교육을 하는 회사다.

이 두 개의 기업은 빠르면 두 달 안에 IPO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금융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BNP파리바의 크리스토퍼 웡 아시아 시장 자금 담당 책임자는 "중국 정부가 교육기업의 IPO를 제한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가까운 시기에 정부의 규제 조건에 맞춰 홍콩 증시로부터 IPO 승인을 받는 기업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사교육 시장은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사교육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는 부모들이 증가한 탓이다.

중국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자녀들이 좋은 성적을 받게 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과외를 시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먼교육에 따르면 초ㆍ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교육 시장 규모는 2016년 58억 위안에서 지난해에는 855억 위안으로 급팽창했다. 연평균 95.9%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초ㆍ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교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에는 4천140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게 장먼 교육의 예상이다.

중국의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면서 홍콩증시나 미국증시에 상장하는 중국의 사교육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정보기업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총 11개의 중국 사교육 기업이 홍콩증시와 미국증시에 상장해 총 2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의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면서 중국 교육 당국의 사교육 기업에 대한 규제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지난해 정부의 일관된 목표는 초ㆍ중등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가볍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교육 당국의 사교육 기업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있다.

증권회사인 차이나르네상스의 블루스 팡 전략 책임자는 시 주석의 언급은 중국 사교육 기업들이 교육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