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러-유럽 항공편 운항허가 지연은 신청 건수 증대 때문"
'벨라루스 제재 EU에 대한 보복' 주장 반박…일부 항공편 운항 허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외국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을 일으킨 벨라루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징계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항공기들의 자국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은 28일(현지시간) 유럽과 러시아 노선 운항 허가 지연은 벨라루스를 우회하기로 한 유럽 항공사들의 새 운항 허가 신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청은 이날 보도문에서 "어제 항공사들에 이전에 승인된 유럽-러시아 운항 노선 변경 시 착륙·이륙·러시아 영공 통과 등에 대한 허가 절차 시간이 늘어날 수 있음에 유의하라는 통지문을 항공사들에 보냈다"면서 허가 지연은 항공사들의 신청 건수 증대와 연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승인을 받은 기존 비행 항로와 다른 새 항로로 운항할 경우 러시아 항공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데 항로 변경 신청이 쇄도해 기술적으로 처리에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다른 정치적 배경은 없다는 설명이었다.
전날 러시아 항공당국은 벨라루스 영공을 우회해 모스크바에 들어오는 EU 소속 항공사들의 운항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에어프랑스의 프랑스 파리발 러시아 모스크바행 항공편들이 이틀 연속 취소됐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오스트리아항공의 항공편도 같은 방식으로 거부당했다.
이 같은 사태는 벨라루스가 지난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가던 아일랜드 항공기를 벨라루스에 강제로 착륙시킨 사건 뒤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유럽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을 피해 운항할 것을 권고한 뒤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으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벨라루스를 지원하기 위해 EU에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러시아 연방항공청 성명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타스 통신은 실제로 러시아 당국이 28일 오스트리아 항공사에 벨라루스를 우회하는 항로를 이용해 빈-모스크바 노선을 운항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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