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국제사회 자금줄 옥죄기에 '불법 채벌' 목재 경매

입력 2021-05-28 09:56
미얀마 군부, 국제사회 자금줄 옥죄기에 '불법 채벌' 목재 경매

국제환경단체 "달러 확보 목적…입찰하면 미국 주도 제재 위반"

미 재무부, 미얀마 자원환경부 장관도 제재 대상에 올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불법으로 채벌된 목재를 경매에 부쳤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는 국영 기업인 미얀마 목재회사(MTE)가 전날 일반 입찰 경매를 시작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에 부쳐진 물품은 티크 목재 390t과 견목 4천30t이다.

국제환경단체인 EIA(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발생 이전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부는 20만t에 달하는 불법 채벌 목재를 압수해 비축했다.

군부는 이중 일부를 경매에 부친 것이라고 EIA는 전했다.

EIA는 그러면서 이번 경매에서 불법 채벌된 목재를 구입하기 위해 달러를 지불할 경우 미국의 제재 방침을 위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얀마 목재 무역에 관여한 조직이나 개인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군부가 임명한 킨 마웅 이 자원환경부 장관을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려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또 그를 비롯해 미얀마 목재회사와 거래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IA의 산림 캠페인 책임자인 페이스 도허티는 이번 경매와 관련해 "미얀마 군부가 달러를 확보하려는 목적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를 비롯해 군부와 연관된 기업에 대한 국내에서의 불매 운동으로 인해 자금난에 처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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