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동부 고마서 수만명 대피…또 화산 폭발 위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지난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고마시 인근에서 터진 니라공고 화산이 또다시 폭발 위험을 보이면서 고마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로는 임박한 분화 위험으로부터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주민들의 행렬로 미어터지면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고마시가 위치한 노스키부주 군사 주지사인 콘스탄트 은디마 콩바 중장은 이날 새로운 폭발이 어느 때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주민 근 200만 명의 고마시 18개 지구 가운데 10개 지구에 소개령을 내렸다.
콩바 주지사는 "과학적 관찰에 근거해 볼 때 우리는 땅 위나 호수 아래서 분화하는 것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그것도 예고가 아예 없거나 거의 없이 찾아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근 키부 호수 아래서 분화할 경우 호수에서 가스 폭발로 이어져 고마시와 인접국 르완다의 기세니 일부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피난짐도 매우 조금만 갖고 가고 당국의 권고가 있기 전까지는 귀가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당국은 주민 소개를 돕기 위해 차량편을 제공했다.
사람들은 북서쪽 사케 타운과 동쪽 르완다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목격됐다.
민주콩고 현지 유엔 사무실 등 국제기구들은 전날부터 직원 소개령을 내렸다.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 중 하나인 니라공고 화산은 토요일인 지난 22일 밤 분화해 용암이 고마 외곽까지 흘러와 가옥 500채 이상이 파괴되고 32명 이상이 숨졌다.
화산 관측을 하는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2020년 10월부터 관측소 예산이 끊겨 인터넷조차 연결을 못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화산 재난 보조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재정지원이 이뤄져 그나마 분화 후 최소한 데이터는 수집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 없이도 주민들은 지난 한주 수백 차례의 여진을 느꼈다. 여진으로 땅이 크게 갈라지고 건물들이 파손됐다. 화산은 고마에서 약 9.66㎞ 떨어져 있다.
니라공고 화산은 2002년에도 분화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공항 활주로가 용암에 뒤덮였으며 1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서 1977년에도 화산 폭발로 600명 이상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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