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주중대사 번스·주일대사 이매뉴얼 지명 계획"
매케인 미망인 WFP 대사로…지명시 상원 인준 필요한 첫 공화당 지명자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주중 대사로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을, 주일 대사로는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정치 현안 담당 국무부 차관(2005∼2008년)을 지낸 번스 전 차관은 27년간 행정부에서 몸담아왔으며 현재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2001∼2005년)를 지냈고, 그에 앞서 그리스 대사(1997∼2001년)로 있었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에는 국무부 대변인(1995∼1997년)을 지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중국에 대한 견제가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문 외교관 출신인 번스 전 차관을 주중 대사로 낙점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문가를 통해 노련하게 미중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전략을 세웠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경제·무역 문제 뿐 아니라 인권과 기후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현안이 산적하고 전선이 복잡하게 뒤얽힌 만큼 외교적 경험이 풍부한 번스 차관을 통해 안정적 상황 관리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주일 미국 대사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인 이매뉴얼 전 시장을 배치, 정무적 균형을 맞췄다.
경쟁자인 중국과는 경륜을 내세워 관계를 주도하고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우대하고 있는 일본에는 정치인 대사를 임명해 전반적인 동아시아 정세 물밑 조율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매뉴얼 전 시장은 그간 주중 대사 가능성도 함께 거론돼 왔다.
다만 이매뉴얼이 발탁될 경우 민주당 내 일부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진보 진영은 2009년 당시 대규모 부양안 반대 및 좌파 포용 부족 등을 포함, 오바마 행정부 시절 그의 '전력'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뉴욕타임스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주 인도 대사에는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을, 주 이스라엘 대사에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톰 나이즈 모건스탠리 부회장을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여사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대사 가능성이 거론되고, 루마니아 대사 출신인 마크 기텐스타인은 유럽연합(EU) 대사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디 매케인이 지명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원 인준이 필요한 고위직에 첫 공화당 지명자가 탄생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핵심 대사 자리를 놓고 수 개월에 걸친 장고를 거듭하며 검증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당수 후보자는 최소 몇 주 전에 이미 제안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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