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통의 흑인대학 예술대에 채드윅 보즈먼 이름붙었다

입력 2021-05-27 06:50
미 전통의 흑인대학 예술대에 채드윅 보즈먼 이름붙었다

워싱턴DC 하워드대, 동문 보즈먼 기려 명명…총장 "이건 올바른 일"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 워싱턴DC의 흑인 명문대 하워드대가 예술대 이름에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 '블랙팬서'의 스타 채드윅 보즈먼 이름을 붙였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하워드대는 26일(현지시간) 예술분야 단과대 이름을 '채드윅 보즈먼 예술대'로 한다고 발표했다.

영화 블랙팬서에서 가상국가 와칸다의 국왕을 연기하며 높은 인기를 누린 보즈먼은 지난해 8월 43세의 나이에 대장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팬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그는 1867년 세워져 흑인 명문대로 꼽히는 하워드대를 2000년 졸업한 동문이기도 하다.

보즈먼은 연출 전공이었는데, 미국의 첫 여성·흑인·남아시아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도 하워드대를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색인종으로서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지내다 하워드대에 진학한 뒤 비로소 어른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웨인 프레더릭 하워드대 총장은 "우리는 아주 신이 났다. 이건 올바른 일"이라며 "보즈먼의 모교 사랑은 진실했고 그의 유산이 이어지게 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보즈먼 사망 직후 예술대 명칭 변경에 대한 청원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의 보즈먼은 예술대 운영위원에 합류하기로 한 상태였으며 학생들을 위한 특별강의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팬서 배급사였던 월트 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이사회 의장은 보즈먼의 이름이 붙은 예술대 건물 건립을 위한 기부금 모금에 앞장서기로 했다.

아이거는 성명을 내고 "보즈먼은 놀라운 재능을 타고났고 카리스마가 있고 친절한 사람"이라며 "수백만 명이 역경을 딛고 꿈을 크게 꾸며 현재를 넘어서도록 영감을 줬다"고 했다.

보즈먼은 학생 시절인 1997년 예술대를 인문과학대와 합치는 학교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다고 WP는 전했다. 보즈먼은 2018년 하워드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졸업생 축사를 했고 당시 프레더릭 총장은 예술대가 독립적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즈먼은 지난달 열린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상은 앤서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블랙팬서는 부산의 주요 명소에서 추격신 등을 촬영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보즈먼은 인종차별에 맞선 실존 흑인인사도 자주 연기했다. 영화 '마셜'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연방대법관 서굿 마셜을, 영화 '42'에서는 첫 흑인 메이저리거인 재키 로빈슨을 연기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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