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에 미운털' 마윈, '중국판 구글지도'에서도 손 떼
알리바바 계열 가오더지도 주식 처분…경제 영향력 축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중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알리바바 계열 전자 지도 회사 지분을 처분했다.
26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마윈은 최근 가오더(高德)지도를 운영하는 회사인 가오더소프트웨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중국의 기업정보 제공 플랫폼인 치차차(企査査)에서 가오더소프트웨어의 주요 변동 사항을 검색하면 지난 22일 부로 마윈 등 3명의 개인이 주주 자격을 잃고 대신 알리바바 계열사인 알리바바문화오락유한공사가 신규 주주가 됐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가오더지도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전자 지도 애플리케이션이다.
가오더지도는 검색 엔진 업체 바이두(百度)가 운영하는 바이두지도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 지도다.
중국인들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구글지도를 거의 쓰지 않고 가오더지도나 바이두지도를 주로 쓴다.
최근 발표된 알리바바의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가오더지도의 월간 이용자는 5억9천900만명에 달해 중국 지도·내비게이션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마윈이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지리 정보를 다루는 가오더지도 지분을 처분한 것은 그의 경제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작년 10월 마윈이 상하이 금융 포럼에서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그가 세운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 규제의 '시범 케이스'가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알리바바그룹을 둘러싼 당국의 여러 압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마윈은 작년 10월 이후 두문불출하다가 지난 10일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알리바바 사내 행사에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마윈이 앞으로 자유롭게 대외 활동을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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