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남들 하니까' 식으론 안 돼…경영에 완전히 통합해야"

입력 2021-05-26 11:50
"ESG, '남들 하니까' 식으론 안 돼…경영에 완전히 통합해야"

수이 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아태 대표 강연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수이 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26일 "ESG 개념은 '남들 다 하니까 일단 하고보자'는 식이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계획 등에 완전히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캐나다 공적연기금(CPP)의 ESG 투자 전략과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한 세계경제연구원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관련해 "ESG 요소들이 재무적 성과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성 투자 담당 팀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위험과 기회를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투자나 자산관리팀이 해당 시나리오의 재무적 성과를 전망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ESG를 향한 기업과 투자자의 관심이 지속되게 하려면 규제 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도입하는 활동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강연에서 CPP가 거친 기금 운용 개혁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CPP는 1990년대에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연금의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핵심으로 한 CPPIB를 출범했다"며 "ESG와 지속가능한 투자 개념을 CPP의 투자 사이클 전반에 도입한 지도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CPPIB는 현재의 ESG 개념이 들어 있는 '책임투자 보고서'를 2008년에 발표했다. 여기에는 2025년까지 신흥국 투자 비중을 30%로 높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대표는 "CPPIB는 CPP의 관리 매니저로서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고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는 10년, 20년 단위가 아니라 100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PPIB는 자체 ESG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ESG 투자 성과를 측정·관리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공적 연기금으로는 처음으로 그린 본드(녹색채권)를 발행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활용했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CPP 투자의 큰 방향이 변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변한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 자체가 바뀐 것"이라며 "앞으로 e-헬스, 교육. 핀테크 등이 중요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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