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과 닮은 오세훈의 규제완화…"사업활성화 기대"

입력 2021-05-26 11:19
수정 2021-05-26 11:21
공공재개발과 닮은 오세훈의 규제완화…"사업활성화 기대"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홍국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제시한 재개발 관련 6대 규제 완화 방안은 여러모로 공공재개발 사업 등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주도 개발사업과 닯은꼴이다.

이날 발표된 규제 완화 방안은 서울시가 재량껏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지만 정부는 기존에 추진 중인 공공주도 주택공급 방안과 결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주택공급 확대로 이어질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이 밝힌 재개발 6대 규제 방안은 ▲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 공공기획 도입 ▲ 주민동의율 민주적 절차 강화와 확인 단계 간소화 ▲ 재개발해제구역 중 노후지역 신규구역 지정 ▲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 등이다.



이들 방안은 모두 서울시가 도시기본계획 손질 등의 방식으로 바로 추진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 굳이 제도 개선을 요청할 것 없이 바로 시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내용은 정부의 공공재개발 사업 등 공공주도 개발 방식과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을 공모하고 공공이 사업 기획을 하거나 주택 분양 권리가 결정되는 권리산정기준일을 공모일로 정하는 것은 공공재개발과 매우 닮은 형태다.

사업 시행자가 민간일 뿐, 공모 절차나 공공 기획, 투기방지 대책 등이 공공재개발과 매우 비슷하다.

이렇기에 오 시장이 이날 발표한 재개발구역 공모 제도는 결국 정부의 공공재개발과 비슷한 형태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공공성 강화와 투기방지 등 정비사업에 대한 방향성이 정부의 공공주도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도 여러 차례 공공 주도든 민간 사업이든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투기도 막을 수 있는 개발방식으로 주택 공급을 확충할 수 있으면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서울시의 발표는 큰 틀에서 정부의 공공주도 사업과 방향성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 시장이 전날 정부에 건의한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자격제한 강화 방안도 서울시와 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 자격 제한일을 현행 '조합설립 인가 후'에서 '안전진단 판정 후'로 앞당기고, 재개발 사업도 현행 '관리처분 계획 인가 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후'로 당기는 방안을 건의했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이 외에 다른 여러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의견 조율을 마치면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오 시장의 발표 내용 중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나 2종 주거지역의 7층 규제지역 폐지 등이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봤다.

주거정비지수제는 재개발 사업 추진 자체를 막는 규제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인데, 오 시장이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재개발 구역 지정이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내용은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는 파격적이고 획기적"이라고 평가하고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는 서울의 정비사업에 적용되던 가장 큰 난관이 배제됐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종 주거지역의 7층 규제지역 폐지는 재개발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 2종 주거지역은 원래 25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으나 서울시는 인근에 1종 주거지역이 있는 경우 도시 미관을 위해 7층까지 제한해왔다.

직방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의 2종 일반주거지역은 전체 주거지역(325㎢)의 약 43%(140㎢)이며 그중 2종 7층 지역은 약 61%(85㎢)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후도가 비교적 높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 지역의 사업 수혜가 기대되고 과거 뉴타운 출구전략을 통해 지구지정이 해제된 지역들의 사업 추진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다만 지구지정 해제로 건축 규제가 풀린 노후 주거지는 저금리 기조를 틈타 몇 년간 다세대·다가구 신축이 많았기에 노후 주택과 새 주택이 혼재된 지역 위주로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라고 진단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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