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도 아닌데…백두산 호랑이에 소시지 던져준 러 운전자
보호기관 "좋은 의도는 이해하지만…어리석고 과감한 행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의 한 운전자가 도로 주변에 우연히 나타난 멸종위기종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에게 소시지를 던져주는 영상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비판을 받고 있다.
26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동물 보호 전문기관인 아무르 호랑이 센터는 최근 자체 SNS 계정에 연해주 현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차량의 운전자가 비포장도로 주변에 나타난 아무르 호랑이에게 먹이로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던져주는 모습이 담겼다.
운전자가 던진 소시지에 깜짝 놀란 호랑이가 껑충 뛰어오르자 그는 "이렇게 쉽게 (호랑이가) 점프를 하네"라며 신기해했다.
센터는 영상 속 운전자의 행위에 "어리석고 과감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센터는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려는 사람들의 좋은 의도는 알겠지만 이런 행위가 자칫 야생동물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준 먹이에 익숙해진 야생동물이 민가에 자주 출몰해 되레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러시아 극동지역에선 호랑이가 민가에 출몰해 가축을 습격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작년 12월 연해주(州) 북부에 있는 달레네친스크 지역의 마을 민가에선 호랑이가 나타나 개를 습격해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그해 6월에는 포자르스키 지역 한 마을 목초지에서 호랑이가 암소 두 마리를 죽였다.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무르호랑이는 개체 대부분이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등에서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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