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쉴수 없다' 플로이드 사망 1주기…미 곳곳서 추모 행사

입력 2021-05-26 07:48
수정 2021-05-26 09:55
'숨쉴수 없다' 플로이드 사망 1주기…미 곳곳서 추모 행사

미니애폴리스서 워싱턴DC까지 플로이드 이름 '메아리'

유족 만난 바이든 "경찰 개혁법안 통과되기 바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린 채 '숨 쉴 수 없다'고 외치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1주기인 25일(현지시간) 미국 곳곳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CNN 방송은 이날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부터 텍사스주 댈러스, 수도 워싱턴DC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이 메아리쳤다고 보도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플로이드의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을 축하하기'란 추모 행사가 열렸다.

또 댈러스의 활동가들은 이날 연대 행진과 집회를 열었고,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퍼시픽심포니는 플로이드를 기리는 무료 콘서트를 스트리밍으로 개최했다.

흑인 시청자를 겨냥한 케이블 채널 BET는 가수 존 바티스트, 래퍼 나스, 전 유엔 대사 앤드루 영 등이 출연하는 행사를 포함해 이날부터 사흘간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의 한 편의점 앞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졌다.

백인인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이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땅바닥에 엎드린 플로이드의 목을 9분 29초간 짓눌렀고 "숨 쉴 수 없다"며 "엄마"를 외치던 그는 싸늘한 주검이 됐다.

참혹하게 의식이 꺼져가는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은 이를 목격한 한 흑인 여고생의 휴대전화에 동영상으로 고스란히 담겼다가 통신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다.

플로이드는 인종적 평등과 경찰 개혁을 향한 투쟁의 상징이 됐다고 CNN은 전했다.

플로이드의 숙모 앤절라 해럴슨은 "오늘 나는 안도의 하루를 느꼈다"며 "나는 기쁨과 희망에 압도됐고, 변화가 여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딸인 지애나와 엄마 록시 워싱턴,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등의 유족은 이날 워싱턴DC를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을 만났다.

필로니스는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만남이 "훌륭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가슴으로부터 말하는 "진실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감사하며 이것(조지플로이드법)이 장차 통과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플로이드의 가족이 지난 1년간 "비범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조지플로이드법은 경찰관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경찰관의 비위 행위에 대한 전국적 등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경찰관 면책 특권의 개정 등 경찰의 단속·체포 관행을 개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상원에 계류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1주기인 이날까지 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무산됐다.

플로이드의 조카인 브랜던 윌리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의 통과를 지지하지만 이 법이 올바른 법이 돼야 하지 서두른 법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지플로이드추모재단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선출직 공무원들, 특히 상원의원에게 조지플로이드법의 통과를 요구하는 전화를 하라고 촉구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월즈 주지사는 "플로이드는 미국의 흑인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직면해온 고통의 국제적 상징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며 "하지만 그의 딸의 말대로 그는 세상을 바꿨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전 경찰관 쇼빈에 대해서는 1심에서 2급 살인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여기에 보태 연방대배심은 쇼빈을 포함해 현장에 출동했던 전 경찰관 4명 전원이 플로이드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기소한 상태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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