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해방구로 가는 美텍사스…면허없어도 권총 소지 허용
의회 통과해 주지사 서명만 남겨둬…총기 규제론자들 강력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의회가 24일(현지시간) 면허 없이도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총기 반대론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한 총기 규제 중 하나가 또다시 사라지게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주 의회는 이날 21세 이상의 주민 가운데 중범죄 전과나 기타 신원상 다른 법적인 금지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누구나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주지사에게 넘겼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 역시 이 법률이 의회를 통과하면 바로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미 남부 텍사스는 이미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느슨한 곳으로 꼽혔던 지역이다. 2천900만 주 인구 가운데 권총 소지 면허 소지자만 160만명에 달한다.
텍사스주에서 면허 없이 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은 이미 시행 중이다. 이날 법안 통과로 소총에 이어 권총까지 큰 규제 없이 누구나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총기 찬성론자들은 이 법안이 총기 소유권을 인정한 헌법에 맞게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한층 강화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총기협회(RNA)는 법안 통과 소식에 "주 역사상 가장 중대한 총기 소유 권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반면 총기 규제론자들은 텍사스주에서 대형 총기 참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법안이 무분별한 총기 소유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지난 2017년 26명이 사망한 서덜랜드 스프링스 교회 총기 난사 사건, 2018년 10명이 사망한 산타페 고교 총기 난사 사건, 2019년 22명이 숨진 엘패소 월마트 사건 등 대형 총기 참사가 잇따라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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