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위·소요 가담 팔레스타인인 검거 작전 논란
2주 동안 1천550여명 검거…200여명 기소
인권단체 "팔레스타인 주민만 일방적 검거"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휴전을 통해 무력 충돌을 일단락지은 이스라엘이 무력 충돌 기간 반정부 시위 및 소요 사태 가담자 검거 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 경찰이 유대인은 체포하지 않은 채 대부분 팔레스타인 주민만 검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과 국경수비대는 전날부터 대대적인 '법질서 작전'(Operation Law and Order)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작전의 목적이 하마스와 무력 분쟁 기간 아랍계 주민과 유대인 간의 충돌에 가담한 사람들을 검거하기 위한 것이며, 하루 동안 작전을 통해 70여 명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부터 지금까지 체포한 시위 가담자가 1천550명이 넘고, 이 가운데 200여명을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Wafa)는 이번 검거 작전의 초점이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맞춰져 있다면서, 밤사이 진행된 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청년 5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친팔레스타인 인권단체인 '아랍계 소수민족 권리를 위한 법률센터'의 하산 자바린 국장은 와파 통신에 "검거 작전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대한 전쟁 선포"라면서 "정치 활동가들과 소수 종족이 그들에 대해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파는 특히 소요사태 가담자를 검거한다는 명목을 내건 경찰이 아랍계 주민을 공격한 유대인은 전혀 체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히브리어 매체들은 검거 대상이 주로 아랍계인 것은 아랍계 시위의 규모가 크고 격렬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스라엘은 라마단 기간 이슬람교도들이 금식을 끝낸 뒤 저녁 시간에 모이는 동예루살렘의 다마스쿠스 광장을 폐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성전산 안팎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은 이슬람권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 경찰력을 투입해 강경 진압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팔레스타인 시위대 부상자가 급증하자, 하마스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경고한 뒤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해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가하면서 열흘간의 치열한 무력 충돌이 시작됐다.
양측의 무력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248명의 사망자와 1천9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이스라엘에서도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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