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잔물결 트윗' 스가 총리 고문 전격 사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그의 측근이 스가 내각을 두둔하는 취지의 트윗 글을 잇따라 올렸다가 논란이 커지자 전격 사임했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내각관방참여 직책을 맡아 스가 총리의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한 다카하시 요이치(高橋洋一·65) 가에쓰(嘉?)대학 교수가 이날 고문 사직원을 제출했다.
재무관료 출신 경제학자인 다카하시 교수는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의 고문 역할을 하는 내각관방참여로 일해왔다.
평소 트위터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활발하게 개진한 다카하시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추진하는 스가 내각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발신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1일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선포한 긴급사태를 놓고 유럽이나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계엄령도 아닌 "방귀 같은 것"(?みたい·하찮다는 의미)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일본의 긴급사태가 개인의 행동이나 자유를 강제로 제한하지 않는 긍정적 측면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나 표현 자체가 거친 데다가 작년부터 반복된 긴급사태로 고통받는 국민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카하시 교수는 지난 9일에는 트위터에 세계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일본은 이 정도의 잔물결. 이것으로 올림픽 취소라고 하면 ㅋㅋ(笑笑)"라는 글을 올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을 가볍게 다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다카하시 교수의 잇따른 트윗 글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본인이 책임을 지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가토 장관의 이 발언이 알려진 뒤 트위터를 통해 부적절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직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본인'(다카하시 교수)이 "죄송하다며 사죄의 뜻을 밝히고 사직원을 냈다"며 당사자가 고문직에서 물러난 만큼 논란이 가라앉길 바란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그만두는 것으로 끝낼 얘기가 아니다. 자격이 안 되는 사람에게 고문을 맡긴 스가 총리의 식견이 의문시 된다"라며 이 문제를 정치적 공세의 재료로 삼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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