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벨라루스 여객기 강제착륙' 국제조사 촉구…제재 논의

입력 2021-05-24 17:12
수정 2021-05-24 17:22
EU, '벨라루스 여객기 강제착륙' 국제조사 촉구…제재 논의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벨라루스 당국이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데 대해 국제적 조사를 촉구하면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24일(현지시간) EU를 대표해 낸 성명에서 "강제적인 행위로, 벨라루스 당국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면서 "국제 항공 규정 위반을 확인하기 위한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EU 회원국 정상들의 회의에서 이번 일이 논의될 것이며 EU는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조치를 포함해 이번 행위의 결과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대변인도 전날 트위터에 EU 회원국 정상 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면서 제재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같은 날 트위터에 "이는 국제적 조사가 필요한 심각하고 위험한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 부정으로 인한 정치 혼란이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3일 해외에 머물던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이동 중이던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전투기까지 동원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벨라루스에서 인기가 높은 야권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NEXTA)의 전(前) 편집장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리투아니아 빌뉴스 노선을 운항하던 이 여객기를 타고 여행하던 중 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로 여객기가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에 비상 착륙한 뒤 현지 보안당국에 체포됐다.

해당 여객기가 소속된 라이언에어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기업이며, 그 출발지, 도착지는 EU 회원국 수도로, 사건 직후 EU와 회원국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규탄했다.

사건 당일 오후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 했던 여객기는 같은날 저녁 이륙해 리투아니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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