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시뻘건 용암이 마을을 삼켰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동쪽에는 해발고도가 3천470m에 달하는 니라공고 화산이 있습니다.
분화구 직경이 약 2㎞에 달하고 용암이 고여있는 호수의 최대 깊이가 3천250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활화산입니다.
이 화산이 22일 저녁에 폭발적으로 분화했습니다.
분화와 함께 화산에 고여있던 용암이 가파른 산의 경사면을 타고 밤새 흘러내렸습니다.
용암류(熔岩流)의 방향은 아프리카 대호수 가운데 하나인 키부호 변에 자리 잡은 인구 200만의 도시 고마.
시뻘건 용암이 산을 타고 흘러내려 오자 고마 외곽에 살던 주민 8천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실제로 용암은 고마 북쪽 외곽의 마을들을 집어삼켰습니다.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집들은 완전히 불에 타 흔적도 없습니다. 양철로 만든 지붕만 잿더미 위에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골목마다 굳어버린 용암과 화산재가 쌓여 있고, 뜨거운 용암이 강철 대문도 뚫고 마당 안까지 흘러든 집도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 중 하나로 알려진 니라공고화산은 지난 2002년 1월 17일에도 분화했습니다.
당시 화산 분화로 250여 명이 사망했고, 1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공항 활주로의 절반을 포함해 고마시 상당 부분이 용암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이번엔 용암류가 고마시 경계에 못 미쳐 멈춰서서 그나마 피해가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긴급하게 대피하던 사람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또 고마와 베니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용암에 뒤덮이면서 통행이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