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홍콩 담당자에 미중관계·안보 전문가 임명
류광위앤 전 폴란드 주재 대사…"외세 간섭에 대한 우려 시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 수장이 미중관계·안보 전문가로 교체됐다.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외세의 간섭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가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홍콩 특파원공서 특파원에 류광위앤(劉光源) 전 폴란드 주재 중국 대사를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1986년 외교부에 들어온 류광위앤 신임 특파원은 2007~2010년 워싱턴 주재 중국 공사를 거쳐 2014~2018년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을 구상하는 외교부 섭외안전사무국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폴란드 주재 중국 대사로 일하면서는 외세의 공격에 맞서 중국 옹호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앞서 2017년부터 홍콩 특파원공서 특파원을 맡아온 셰펑(謝鋒)은 지난 1월 중국 외교부 부부장 6명 가운데 한 명으로 발탁돼 베이징으로 옮겨갔다.
라우시우카이(劉兆佳)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중국에 적대적인 서방국가들이 홍콩에 주의를 기울이는 가운데 중국이 류 특파원을 임명한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로 설정하고 있는데 류 특파원은 미국과 그 유럽 동맹을 다루는 데 능숙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방국들은 중국이 인권과 자유를 탄압하는 증거로서 홍콩을 바라보는데 류 특파원은 이에 대담하게 맞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특파원은 폴란드 대사로 재임하면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비판한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반박하는 트윗을 17번 연속 날리는 등 중국 방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또 중국의 홍콩 정치체제 개편을 지지하는 글을 폴란드 매체에 기고했으며,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늑대 전사 외교'를 채택하고 있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중국 비평가 조니 라우는 SCMP에 "류 특파원의 임명은 중국이 홍콩 국가안보 수호 임무에 있어 노력한 관리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성명을 통해 류 특파원의 임명을 환영하면서 "최근 몇년 홍콩 정부가 일부 외국 정부와 관리들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을 때 특파원공서는 이를 강하게 반박하며 오해를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류 특파원의 지도력 아래 특파원공서가 홍콩 정부와 계속 긴밀히 일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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