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격돌 열흘째…네타냐후 "가자 작전 계속할 것"(종합2보)

입력 2021-05-20 03:16
수정 2021-05-20 17:38
이-팔 격돌 열흘째…네타냐후 "가자 작전 계속할 것"(종합2보)

가자지구 사망자 219명…바이든 "중대한 긴장완화 해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이 19일(현지시간)로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는 결심이 확고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총리실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총리실 입장은 이날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싸움에서 하루 안에 "중대한 긴장완화"를 하도록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사태 이후 네 번째로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하며 휴전에 대한 압박 수준을 높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나 성명에서 자신이 "미국 대통령의 지원을 크게 평가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시민 여러분의 평온과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또 경제중심 텔아비브에서 외국 대사들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목표물에 대한 폭격은 하마스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정복"하는 군사작전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를 공습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은 계속 경계 너머로 로켓포를 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동트기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와 라파 타운 주변의 군사용 터널 네트워크를 25분 넘게 공습해 40개 지하 표적에 명중시켰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번 공습에 여성 한 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라디오는 소속 리포터 한 명이 가자시티 공습 와중에 숨졌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측도 간밤에 로켓포 50발을 발사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남부, 해변 도시 아슈도드와 가자 근접 지역사회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이 가운데 10발은 가자지구 안에 떨어졌고 이스라엘 측은 별다른 피해 보고가 없었다.



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레바논 남부로부터 로켓포 여러 발이 발사됐다고 레바논 관리들이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로켓포 경보를 울렸다고 말했고 이스라엘 TV방송은 두 발의 로켓이 지역에 떨어지고 다른 두 발은 요격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즉각 레바논 목표물에 보복 포격을 가했으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으로부터 공격은 현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전선 확대를 꾀한 것일 수 있다고 풀이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임박한 휴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이스라엘 군사 소식통은 별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휴전을 위한 올바른 순간이 언제인지 들여다보고 있다"라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역량을 저하하는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는 지난 열흘간 팔레스타인인 최소 219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는 어린이 63명과 여성 36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이슬람 사원에 대한 이스라엘 경찰의 '침탈' 등을 이유로 하마스가 로켓포를 발사한 이후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는 1천530명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스라엘에서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12명의 주민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인도인 한 명, 태국인 2명 등도 포함됐으며 부상자는 333명에 달한다.

가자지구에서는 현 갈등이 시작된 후 근 450채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심하게 손상됐으며 이중에는 병원 6곳과 일차 보건소 9곳도 포함됐다고 유엔 인도주의 기구가 전했다. 피란민 7만2천명 가운데 4만8천명 이상이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58곳과 다른 공공건물에 분산 수용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3천700발 이상의 로켓이 자국으로 발사돼 550발 정도는 목표물에 못 미치고 다른 것들은 90%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방공망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160명 정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한 고위 장성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향해 그토록 많은 미사일을 발사해 텔아비브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 도달하고 가자 주변의 일상을 정지시켰다는 점을 들어 중동의 파워 균형이 변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충돌은 또한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구에서도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측은 네 명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고 밝혔고 이스라엘군은 병사 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이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항의 시위 도중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24명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 이외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이어졌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부 장관은 20일 하루 동안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에 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 고위 관리들과 회담을 할 것이라고 독일 외무부가 밝혔다.

프랑스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집트 한 외교관은 자국 고위 관리들이 자신들의 정전 제안에 이스라엘이 수정 응답을 해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교전 중단에 합의하지 않으면 안보리와 미국의 거부권을 패스해 중국과 함께 해당 안건을 유엔 총회에 직상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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