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격돌 열흘째 '휴전여부 촉각'…가자지구 사망자 219명

입력 2021-05-19 18:49
수정 2021-05-20 09:45
이-팔 격돌 열흘째 '휴전여부 촉각'…가자지구 사망자 219명

외신, 휴전 임박 여부 엇갈린 전망…프랑스 휴전 제안 등 국제사회 중재 가속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충돌이 19일(현지시간) 열흘째를 맞은 가운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휴전이 임박했다는 뚜렷한 징후는 아직 없다고 전했지만, AFP통신은 이스라엘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한 조건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휴전 여부에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가자를 공습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은 계속 경계 너머로 로켓포를 발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가자지구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군사 소식통은 그러나 AFP에 "우리는 휴전을 위한 올바른 순간이 언제인지 들여다보고 있다"라면서 다만 필요하다면 "수일 더"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찍부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와 라파 타운 등의 군사적 목표물에 대해 25분 넘게 공습해 40개 지하 표적물에 명중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가자 무장정파들이 여전히 1만2천 개의 미사일과 포탄을 보유한 가운데 "그들이 아직 발사하기에 충분한 로켓을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번 공습에 여성 한 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라디오는 소속 리포터 한 명이 가자시티 공습 와중에 숨졌다고 전했다.

전날 가자 접경의 한 이스라엘 농장에 가해진 로켓 공격에 두 명의 태국 노동자가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이날도 일찍 로켓포가 발사돼 텔아비브 남부 해변 도시 아슈도드와 가자 근접 지역사회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AP통신에 따르면 가자 보건부는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최소 219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는 어린이 63명과 여성 36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싸움이 시작한 후 부상자는 1천400명 이상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스라엘에서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12명의 주민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몇몇 하마스 대원들의 집이 지휘부와 무기 저장고로 사용되고 있어 이들 가옥에 공습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 남부 목표물을 포격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가자지구에서는 현 갈등이 시작된 후 근 450채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심하게 손상됐으며 이중에는 병원 6곳과 일차 보건소 9곳도 포함됐다고 유엔 인도주의 기구가 말했다. 피란민은 7만2천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약 4만8천명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58곳에 분산 수용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3천700발 이상의 로켓이 자국으로 발사돼 550발 정도는 목표물에 못 미치고 다른 것들은 90%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방공망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 160명 정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충돌은 또한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구에서도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을 총기와 급조 폭발물로 공격하려던 한 팔레스타인인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한 시위에서 또 다른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보건관리들이 말했다. 군은 병사들이 사격을 받아 두 명이 부상해 응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외교관들은 다만 미국이 안보리에 "현재 공개적 입장 발표는" 사태 진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집트와 유엔 중재자들도 외교적 노력을 가속했고 유엔 총회는 20일 폭력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도 휴전을 촉구하면서 유럽연합(EU)의 긴급 논의 전에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제공했다.

이스라엘 N12 TV뉴스는 익명의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가 '비밀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가자 교전이 20일 오전을 기해 끝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정치사무소의 한 멤버인 에자트 엘-레시크는 18일 성명에서 하마스가 휴전에 동의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휴전을 위한 구체적 시기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다"라면서 "우리는 노력과 접촉이 진지하고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 인민의 요구사항이 알려지고 명확하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모든 시민을 위한 "평온을 회복하기 위해 걸리는 기간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하마스를 수년은 더 후퇴시켰다"고 말했다. 일부 이스라엘 뉴스 논평가들은 이에 대해 그가 수일내 승리를 선언하고 휴전을 하기 위해 가능한 전조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직 이스라엘군 정보 수장인 아모스 야들린은 그림이 좀 더 복잡하다면서 이스라엘 내 민간 소요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인의 시위가 증가하고 레바논에서 소수의 로켓포 공격이 이어진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야들린은 채널 12 TV에 "거기에(하마스에) 관한 한 요르단강 서안과 아마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아랍 시민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에서는 승리했다"면서 "군사적 게임에서는 그들이 졌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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