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 촉구…중국 "무식해"(종합)
美하원의장, 中인권침해 문제 삼아…"공식사절단 보내지 말자"
中외교부 "미국 베이징올림픽 방해 시도…인종주의는 미국 원죄"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심재훈 특파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내년 2월 예정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는 외교적 보이콧을 하자고 촉구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인종주의야말로 미국의 원죄로 미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거짓을 조작하고 있으며 도덕적인 권위를 내세우는 것은 무식한 용기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회 내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선수들을 존중해 올림픽에 참가토록 하는 대신 개막식이나 폐막식에 어떤 공식 사절단도 보내지 말자고 제안했다.
펠로시 의장이 외교적 보이콧을 꺼낸 이유는 홍콩과 서부 신장 지역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그는 "국가 지도자들이 중국에 가서 그들의 선수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중국 정부를 예우하지 말자"고 말했다.
집단학살을 범하는 중국 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 세계의 인권에 대해 어떤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공화당 밋 롬니,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은 중국의 인권을 문제 삼으며 미국이 공식 사절단을 보내는 데 필요한 자금의 지원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과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미소 냉전 시절이던 1980년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
소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4년 후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일부 의원이 중국에 선수단도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며 펠로시 의장의 제안은 완전한 보이콧을 강제하려는 의회 움직임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일부 인사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편견으로 인권 문제를 꺼내 중국을 모욕하며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 일부 인사의 발언은 거짓 정보로 가득 찬 것으로 전형적인 미국식 촌극으로 실현될 수 없다"면서 "소위 도덕적 권위를 내세우는데 이런 무식한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인종주의는 미국의 역사적 원죄이자 현실적인 문제"라면서 "미국 내 백인 중시, 아프리카계 차별, 아시아계 증오와 같은 극단주의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미국이 인권 교사로 자격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일부 정치인은 올림픽을 이용한 비열한 정치 놀음을 그만두고 각국 운동선수와 올림픽 애호인들과 대척점에 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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