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 중국산 '항공유' 수송차량 불태워…"공습에 이용"

입력 2021-05-19 12:26
미얀마 반군, 중국산 '항공유' 수송차량 불태워…"공습에 이용"

군부, 반중 감정 와중에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실행 박차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소수 카친족 무장조직이 미얀마군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항공유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 7대를 공격했다고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들이 1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친독립군(KIA)은 17~18일 이틀에 걸쳐 북부 샨주에서 유조차 7대를 공격했다.

유조차들은 중국에서 국경 지역인 무세를 통과해 고속도로나 도로를 지나다 카친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SNS에는 한 남성이 로켓추진수류탄(RPG)으로 유조차를 공격하고, 이어 여러 발의 총소리가 난 뒤 유조차가 불타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KIA 공보장교인 노 부 대령은 "주민들이 우리에게 이 기름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군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부 대령은 유조차들이 모마욱 지역을 폭격하기 위한 제트 항공유를 싣고 있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부는 17일에도 제트 전투기 2대로 모마욱을 공습했다"고 말했다.

애초 미얀마군이 사용하는 항공유는 미얀마 정부와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에너지 업체 합작법인이 수입을 맡아왔지만, 쿠데타 이후로는 수입이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군부는 중국으로부터 항공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카친주에서는 KIA가 모마욱 지역 내 중국 국경과 인접한 고지의 알로붐 기지를 지난 3월25일 점령한 뒤 이를 재탈환하려는 미얀마군의 공습이 이어지는 등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KIA는 이달 초에는 모마욱에서 공습에 나선 미얀마군 헬리콥터를 격추하기도 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군 항공기가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격추된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라와디는 미얀마 내 반중 감정이 상당한 가운데서도 군부가 중국의 일대일로(BRI·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중요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밀고 나가기 위해 주요 위원회들을 개편했다고 전했다.

군부는 지난 3월 기존 멤버들을 쫓아낸 중국-미얀마 경제회랑(CMEC) 합동 위원회를 최근에 군부측 인사들로 채웠다.

또 중국-미얀마 국가간 경제협력지대(CBECZ) 중앙위원회 멤버들도 교체했다.

앞서 군부 산하 미얀마 투자위원회(MIC)는 지난 9일 중국이 주도하는 25억달러(2조7천850억원) 규모의 미 린 자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프로젝트를 비롯해 15건의 사업을 승인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중국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내정"이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러시아와 함께 군부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미얀마 현지에서는 중국이 군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면서 반중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