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열대우림, 열기와 가뭄에도 기후변화 늦춘다
아마존·동남아 숲보다 엘니뇨 저항력 커…온실가스 계속 빨아들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열대우림이 기후변화를 늦추는 데 있어 아마존 우림보다 더 복원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연구진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은 엘니뇨 현상에 따른 열기와 가뭄으로 세계 다른 지역에서 숲이 이산화탄소 흡수 기능을 멈출 때도 오히려 온실가스를 빨아들이는 '탄소 흡수원(carbon sink)'의 역할을 해냈다.
연구원들은 2015∼2016년 최악의 엘니뇨 기후가 여섯 개 아프리카 나라의 온전한 열대우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해당 6개국은 콩고민주공화국, 가봉, 카메룬, 가나, 라이베리아, 콩고공화국 등이다.
엘니뇨는 수년마다 태평양 바다 표면 온도가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바람의 패턴에 영향을 미쳐 전세계적으로 홍수와 가뭄을 유발한다.
이번 새 연구는 아프리카 숲의 나무들이 가뭄과 함께 1980∼2010년 평균 기온보다 섭씨 0.92도 따뜻해진 가운데서도 계속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점을 발견했다.
영국 리즈대학의 교수이자 논문의 수석 저자인 에이미 베네트는 "우리는 극단적 기후 조건의 결과로 수목 생장이 급격히 둔화하거나 죽는 나무를 보지 못했다"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이어 "전반적으로 이들 온전한 열대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36% 감소했으나 탄소 흡수원으로 계속 기능해 기후변화 정도를 늦췄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숲은 2015∼2016년 엘니뇨 기간 해마다 11억t의 이산화탄소를 여전히 제거했다. 이는 영국의 2019년 CO2 배출량의 세배에 맞먹는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발견에 놀랐다며 아마존과 동남아시아의 우림은 비슷한 조건에서 일시적으로 이산화탄소 흡수를 정지하거나 거꾸로 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즈대 교수이자 논문의 선임 저자인 사이먼 루이스는 "이것은 온전한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열기와 가뭄이 닥칠 때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첫 번째 실질적 증거"라면서 "아프리카 열대 우림은 아마존과 보르네오의 우림에 비해 어떤 추가적 온난화와 가뭄에도 더 저항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우림이 기후변화와 싸우는데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조명하지만, 아프리카 열대우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 저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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