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종합)
노조, 아산사업장서 첫 가두집회…'임금협상' 결렬로 쟁의권 확보
(아산·서울=연합뉴스) 이은중 김철선 기자 = 회사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18일 사업장 앞에서 첫 가두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조합원 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인데, 삼성디스플레이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발생할지 주목된다.
한국노총 산하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이날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제2캠퍼스 앞에서 처음으로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간여 동안 최근 임금협상 결렬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고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삼성은 임금 관련 자료도 주지 않는 떳떳하지 못한 회사"라며 "대표이사는 임금교섭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6.8% 임금 인상 요구에 회사는 4.5%로 맞서고 있는데 이러한 근거는 어디에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지원 연설에 나선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김준영 부위원장은 "금속노련의 이름으로 삼성은 공동교섭에 임하라"며 "삼성이 똑바로 임금교섭에 임할 때까지 금속노련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4월 27일 열린 회사와의 4차 본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해의 호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상은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천400여명 규모다.
노조는 이달 초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1.4%의 찬성률로 과반수의 지지를 얻었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간 2차례 조정 시도 끝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언제든지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현재 쟁의행위 돌입 시점과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출범 이후 회사에서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삼성 전체 계열사 중에서는 앞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2019년 7월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조만간 노조와 교섭이 재개돼 상호 이해와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전향적으로 임금인상 근거 자료 등 노조가 요구한 자료를 공개할 경우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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