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이 수주 1·2위 갈랐다…중국, 지난달 한국 추월
발주업체, 한국 도크 거의 채워지자 중국으로 돌려
선가상승으로 장기적으로는 한국에도 '득'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달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급증한 컨테이너선 발주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조선사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증가한 가운데 자국 발주가 대부분이었던 중국이 해외 물량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면서 한국을 추월했다는 해석이다.
19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1만3천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전 세계 발주량은 636만1천CGT(표준선 환산톤수)를 기록했다
2019년과 지난해 전체 발주량이 각각 191만5천CGT, 2020년 190만9천CGT였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중 한국은 311만3천CGT를 수주하며 48.9%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중국도 277만6천CGT (43.6%)를 거머쥐며 한국을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올해 1~3월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휩쓸던 한국은 지난달에는 수주량이 '0'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66만8천CGT 수주했고, 이에 힘입어 한국을 추월해 수주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난달 중국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305만CGT 중 164만CGT(54%)를 수주해 119만CGT(39%)를 가져간 한국을 올해 처음으로 앞질렀다.
또 중국은 최근 5년간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서 자국 물량 비중이 64~100%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5.7%에 그쳤다. 스위스 선사인 MSC와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의 대량 발주 등 해외 발주가 많았다는 뜻이다.
다만 중국에 컨테이너선 발주가 몰리는 것이 한국에 나쁘지만은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근 조선 시황 개선으로 전 선종에 걸쳐 발주가 급증하면서 국내 주요 조선사의 도크(건조공간)는 대부분 채워진 상태다. 이로 인해 올해 계약을 맺어도 인도 기한이 2024~2025년까지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운임 상승으로 발등에 불 떨어진 해외 컨테이너 선사들이 상대적으로 도크가 덜 채워지고 인도가 빠른 중국 조선소를 찾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배 크기를 조절해 컨테이너를 싣는 설계기술이 필요하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비해선 건조가 쉬운 선종에 속한다.
세계 1~2위인 한국과 중국 조선소 도크가 차고 있다는 것은 건조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국 조선업계에도 득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선은 일단 선주들이 한국에 건조 상담을 하고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양국 도크가 찬다는 것은 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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