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3일 휴전' 끝나자마자 정부군-탈레반 충돌 재연

입력 2021-05-17 14:30
아프간 '3일 휴전' 끝나자마자 정부군-탈레반 충돌 재연

라마단 종료 맞아 13∼15일 휴전…16일 오전부터 곧바로 충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 진행했던 '3일간 휴전'이 끝나자마자 다시 서로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17일 아프간 톨로 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휴전이 끝난 직후인 전날 오전부터 남부 헬만드주 등 여러 지역에서 양측 간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대표적인 충돌은 헬만드주에서 발생했다.

아타울라 아프간 헬만드주 의회 의장은 "반군이 주도인 라슈카르가 외곽의 경비 초소를 공격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아프간 국방부도 라슈카르가 외곽에서 탈레반 20명 이상을 사살했다며 휴전이 끝나고 전투가 재개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정부군은 전날 수도 카불 인근에서도 탈레반 장악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벌였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그들(아프간 정부군)이 군사 작전을 시작했다"며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측은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 13일부터 3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테러가 이어지면서 갈등은 계속된 상태였다.

아프간 정부 측은 탈레반이 휴전 기간 21개 주에서 약속을 어겼다며 "이로 인해 민간인 21명이 숨졌다"고 주장했고 탈레반은 이를 부인하며 정부가 휴전 협정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드 알 피트르는 라마단(이슬람의 금식성월)의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다.



탈레반은 미군이 지난 1일부터 공식 철수를 시작하자 헬만드주 등 여러 곳에서 대규모 공세를 벌여왔다.

탈레반은 미국이 5월 1일까지 모든 주둔군을 철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군과 동맹군을 5월 1일까지 아프간에서 철군하겠다며 탈레반과 평화 합의에 서명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5월 1일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후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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