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복원 협상 속 이란 차기 대통령 후보 윤곽

입력 2021-05-16 18:23
핵합의 복원 협상 속 이란 차기 대통령 후보 윤곽

후보로 592명 지원…헌법수호위원회가 최종 후보 선정

강경보수 사법부 수장 라이시·개혁파 자한기리 부통령 출사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참가국 협상에 참여 중인 이란 대선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진행된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에서 총 592명이 지원했다.

신청자 중 552명은 남성이고 40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272명은 학사 학위 소지자였고, 320명은 석사 학위 이상을 보유했다.

연령별로는 40∼75세가 495명으로 가장 많았고, 89명은 40세 미만, 75세 초과는 8명이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후보 신청자들을 심사해 최종 대통령 후보를 선발한다.

지난 대선에서는 총 1천636명이 후보로 지원했었다.

이번 대선 후보 신청자 수가 대폭 준 것은 헌법수호위가 후보 심사 기준을 발표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수호위는 지난 11일 대선 후보 심사 기준으로 40∼70세 나이에 석사 이상 혹은 이에 상응하는 학위를 갖추고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후보자는 최소 4년 이상의 관리직 경험이 있어야 하며 소장 이상 계급의 군인도 출마할 수 있다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권을 가진 헌법수호위원회는 대선과 총선, 국민투표에 대한 감독권과 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아야톨라 에브라힘 라이시(61) 이란 사법부 수장도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란의 대표적인 강경 보수성향 성직자로 꼽히는 그는 2019년 삼부 요인 중 하나인 사법부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란의 사법부는 법원뿐 아니라 검찰을 통제하는 권력 기관이다.

라이시는 최고지도자의 사망 또는 유고 시 후임을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부의장이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 강경보수 진영이 압승한 상황에서 라이시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돼 왔다.

라이시에 맞설 개혁파 후보로는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이 유력하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현직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지지를 선언하며 자진해서 사퇴했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보수 세력의 라이시가 38%를 득표하는 데 그쳐 과반을 차지한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했다.



개혁 진영 유력 대선 후보로 점쳐졌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후보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 혁명수비대 영향력이 과하다고 언급한 자리프 장관의 비공개 인터뷰는 이란 내 강경 보수 세력을 자극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중도성향 후보로는 최고지도자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가 후보 지원을 마쳤다.

이란의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2017년 연임에 성공한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임기를 마친다.

IRNA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오는 26∼27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종 후보가 선정되면 선거일 하루 전인 내달 17일까지 선거 운동이 진행된다.

미국과 핵합의 복원을 두고 갈등을 빚는 이란은 내달 대선에서 강경보수 진영의 대통령이 선출될 경우 합의 복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서방 국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 당사국인 이란과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영국 등은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탈퇴로 깨진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회담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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