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 대통령 기소로 이어지나
위원 다수 "범죄 증거 충분" 의견…연방검찰에 기소 요청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기소 요청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국정조사위원 다수가 공공보건과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를 범죄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위는 최종 보고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연방검찰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조사위원들은 그동안 이뤄진 증언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부가 코로나19의 충격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했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돼 90일간 계속되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연장될 수도 있다.
11명의 국정조사위원 가운데 4명은 여권, 2명은 확실한 야권, 5명은 중도로 분류된다.
특히 국정조사를 사실상 주도하는 보고위원을 맡은 헤난 칼례이루스 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브라질이 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하고 있다"면서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팩트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죽음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국정조사에 참여하는 우리가 모두 자신을 기만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원의 국정조사를 비판하는가 하면 인격 모독적인 표현을 써가며 칼례이루스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권 성향 의원들은 국정조사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며 국민은 국정조사보다 백신 접종에 더 관심이 있다며 상원의 국정조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으며 국정조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추락하는 시점에 이루어지는 국정조사는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41%, 보우소나루 대통령 23%로 나와 18%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는 상황을 전제로 한 예상 득표율은 룰라 55%·보우소나루 32%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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