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전에는 장(腸) 박테리아 없다?

입력 2021-05-14 10:31
출생 전에는 장(腸) 박테리아 없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장(腸)에는 수많은 박테리아와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섭취된 음식을 소화하고 면역체계 발달을 자극하며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장 세균총(microbiome)은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출생 전에는 장 박테리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의 데보라 슬로보다 생의학 교수 연구팀은 장 세균총은 출생 전이 아니라 출생 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3일 보도했다.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둔위 제왕절개 분만(breech cesarean delivery)으로 태어난 신생아 20명의 태변(meconium)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둔위 제왕절개 분만 신생아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분만 방식이 일반적인 질 분만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박테리아의 전파(transmission)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둔위 분만이란 골반입구에 태아의 엉덩이 또는 발이 먼저 진입하는 것으로 산모나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제왕절개술로 분만해야 한다.

최근 장 박테리아는 출생 전에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된 일이 있다. 이 연구논문들은 그러나 출산 중 박테리아 감염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출생 후부터 장 박테리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신생아가 출생 초기 환경 영향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동시에 인공적인 개입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 최신호(11월 25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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