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정적자 줄여야…국가채무 증가세 통제계획 필요"
"현시점서 통화정책 기조 조정 필요성 높지 않다"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국가채무 증가세를 통제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13일 발표한 '2021 상반기 KDI 경제전망'에서 "최근 적극적인 재정 운용으로 재정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19년 -2.8%에서 작년 -5.8%로 악화했다. 같은 기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7%에서 44.0%로 올라섰다.
2020∼2024년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으로도 2024년까지 총지출이 총수입을 큰 폭으로 웃돌면서 높은 재정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계획돼 있다.
KDI는 "지출 우선순위를 점검해 지출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재정사업에 대한 사전적 타당성 및 사후적 성과 평가를 엄밀히 해 재정지출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재정지출 확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위한 재정수입 확보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미 확정된 재정지출을 신속히 집행하면서 감염병 확산 상황을 주시해 상황이 악화할 경우 추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추가 대응이 필요하더라도 한시적이고 가역적인 지출로 한정해야 한다"며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지출은 그에 상응하는 재정수입 확보 방안과 함께 추후 본예산이나 중기계획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는 이처럼 경기 위축기에는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고, 향후 백신 보급 확대로 감염병 확산이 통제되고 경기 회복기에는 재정을 긴축적으로 전환하며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재정 여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의 경우 상품 수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원유 수급 변동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일시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내수 경기를 주로 반영하는 근원물가의 상승률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를 큰 폭으로 밑돈다고 설명했다.
KDI는 "경기회복세가 견실하지 못하고 물가상승률의 추세적 흐름이 장기간 물가안정 목표를 하회한 바, 현시점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완화한 금융규제도 순차적으로 정상화할 것도 제안했다.
대출이자 상환유예, 잠재적 부실 대출의 정상여신 인식 등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도입된 예외적인 규제 완화 조치는 올해 하반기까지 연장된 상태다.
KDI는 "대출 건전성이 지표상으로는 양호한 모습이나 이는 주로 규제 완화 조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건전성은 오히려 약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실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부실의 누증도 예방하기 위해 이자 상환 유예조치를 정상화하고 미간 주도의 자발적인 채무 재조정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o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