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멕시코에 GM 공장 노동분쟁 조사 요청…USMCA 발효 후 처음

입력 2021-05-13 06:48
미, 멕시코에 GM 공장 노동분쟁 조사 요청…USMCA 발효 후 처음

GM 노조 투표 부정의혹 관련…미 무역대표부 요청에 멕시코 "곧 조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멕시코 공장에서 벌어진 노동분쟁과 관련해 미국이 멕시코 정부 측에 조사를 공식 요구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멕시코 GM 공장 노동자들이 자유로운 결사와 단체교섭 권리를 침해당했는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멕시코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무역대표부는 이번 요청이 지난해 발효된 새 북미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노동 신속대응 메커니즘'을 처음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 대표는 "USMCA를 이용해 멕시코 노동자들의 결사와 단체교섭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미국과 멕시코 노동자들에게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곧장 GM 공장 상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의 요청에 곧장 응할 것임을 밝히며 "좋은 일이다. 전엔 무역협정이 노동상황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노동자들의 공정한 처우를 받는지를 살펴본다"고 말했다.

멕시코 중부 과나후아토주 실라오에 위치한 GM 트럭 공장에서 노동 분쟁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이다.

당시 멕시코 노동부는 이곳 노동조합 투표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견됐다며 투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기존 노조를 계속 인정할 것인지를 묻는 투표였는데, 노조가 일부 반대표를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해당 투표는 USMCA와 맞물려 멕시코 정부가 시행하는 노동 개혁의 일환으로 치러진 것이었다.

멕시코 정부는 부패한 노조가 노동자들 모르게 사측과 불리한 계약에 합의하는 과거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법 개정을 통해 노조의 결정이 조합원 비밀 투표를 통해 이뤄지도록 했다. 아울러 기존 노조를 계속 인정할지도 투표로 결정하도록 했다.

북미 3국이 옛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폐기하고 USMCA를 협상할 당시 미국은 멕시코의 저임금 노동환경이 미국의 일자리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의식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조항들을 밀어붙인 바 있다.

이날 타이 대표는 멕시코 정부가 부정행위를 인지하고 투표 중단 조치를 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이번 조사 요청이 노동자 권리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멕시코 정부의 노력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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